단풍을 입는 설하
어느새 10월의 초순이 가을 속으로 녹아 스며드니, 들에는 황금 벌판이요.
산에는 오색영롱한 갖가지 단풍들이 물감들이기 내기라도 하듯이 고운 물들이기에 여념들이 없습니다.
보도에서는 10월20일이 설악산단풍의 절정이라고 하든데 어느새 설악산 단풍은 한계령휴게소를 지나
설하 앞에 제일 높게 보이는 해발 700미터 급인 부흥산에까지 내려왔습니다.
설하 뿐만 아니라 북천 강 건너 앞산에도, 설하 뒷산에도 단풍이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설하에서 제일먼저 단풍을 들인 나무는 오리구이집 옆에 사는 귀룽나무였습니다.
봄에 제일 먼저 잎을 틔우드니, 어느새 단풍이 시들어 가고 있으니 가을의 끝자락에 선 귀룽나무입니다.
사는 환경이 구중심처가 아니라서 인지 귀룽도 많이 열리지 않고 단풍도 일찍 드네요.
두번째로 단풍이 드는 카나다단풍나무입니다.
작년에 이사를 하고 아직도 이사 몸살을하느냐 단풍이 일찍 들었습니다.
아래 놈은 산장앞에 있는 카나다단풍인데 이제 단풍이 시작 되고 있습니다.
그 고운 자태를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아 그 영롱함을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댑니다.
올봄 가뭄에 죽다 살아난 계수나무가 다음으로 단풍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토양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살거나, 성장이 잠시 멈출만한 외부로 부터 충격을 받은 놈들이 단풍이 일찍드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 계수나무도 일찍 단풍을 들이고 겨울 준비를 빨리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산벗나무의 단풍은 이놈 혼자서 일찍이 옷을 챙겨 입고 어디로 나드리를 가려는지....
매년 이놈이 늘 먼저 옷을 물들여 다른 동료들에게 가을을 알려 주며 물감 잔치를 충동하는 놈인것 같습니다.
아마 이놈이 추위를 많이 타는 놈인가 봅니다. 그래서 일찍 추운겨울 준비를 하느냐 남보다 먼저 잔치를 치루는가 보네요.
자작나무들은 띠엄띠엄 산발적으로 단풍을 들이고 있습니다.
어느 놈은 일찍 단풍을 입고, 어느 놈은 서리를 맞고서야 단풍을 갈아 입는 놈도 있습니다.
이놈들은 캠핑카 뒤에 있는 놈들로 다른 동료들에 비해 일찍 단풍을 입고 있습니다.
이놈도 북방 수종입니다만 삭풍이 불어 올 겨울의 추위를 미리 단도리하려는가 봅니다.
설하의 나무들이 색색이 차려입는 단풍의 아름다움 못지 않게 가을을 깊고 선명하게 각인 시켜주는 북천의 가을 강물입니다.
정녕 명경지수 뭇지 않게 맑고 고와서 속세의 나로선 바라보기가 미안스러운 북천의 가을 모습입니다.
고운빛도 차분히 안아 더 이쁘게 펼쳐 주고, 맑고 맑아 그 내부를 모두 보여 주면서도 부끄럼 없이 모두를 비춰주는 그 갸룩함이
정녕 나를 깊이 빨아 들여 괴로움도, 아품도, 시기와 질척은 더더구나, 욕심과 투정들도 모두 사그려 트려 정화 시키려 하는
내 사색의 깊이를 빨아드리고, 번민의 타래를 풀어 줌은 물론, 요동의 마음들을 잡아 달래주는 고마운 스승이신 북천의 가을 모습입니다.
'설하의 지금 모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경인년 년말에 내린 설경 (0) | 2010.12.28 |
|---|---|
| 고운 단풍 두른 카나다 단풍 (0) | 2010.10.21 |
| 배추값이 금값이라니...... (0) | 2010.10.09 |
| 설하의 버섯들 (0) | 2010.09.22 |
| 7/31 토요음악회 (0) | 2010.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