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낯의 길이가 같다는 추분을 지내논 설하는 어느새 단풍으로 새 옷을 갈아 입기 시작하였읍니다.
제일 먼저 옷을 갈아 입고 나선 나무는 잔디광장 지킴이 계수나무였읍니다. 옆에 있는 메타세쿼이아와
소근소근 대화를 나누며 옆에 있는 대추나무가 대추를 많이 안 열리게 했다고 흉도 보면서 즐겁게 지내드니
계수나무 혼자서 먼저 옷을 갈아 입네요. 무슨일이 있는지 작년보다는 10일 이상 일찍 단풍이 들었네요.
유브라참나무에 세들어 사는 담쟁이가 방세를 안내서 참나무에게 혼이 났는지 먼저 스르르 단풍을 드리네요.
빨간색으로 단풍이 들면 주인인 참나무가 튄다고 나물랄까 봐서인지 은은한 은색 단풍을 드리는걸 보니
축은한 마음이 드네요. 전에는 정열적인 빨강으로 물들이든데.........
봄에 가장 먼저 잎을 튀우는 귀룽나무도 오리구이집 연기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아니면 오리구이
냄새에 취해서인지 단풍이 들어 하늘의 파란 색과 대비를 이루고 있네요.
단풍하면 여기 카나다단풍을 이야기할 정도로 우리 설하에서 단풍이 가장 고운 나무인데 금년에는 땅
주인이 바뀌어서 집을 다시 짓느냐고 자리를 옮겨서인지 빨리 단풍이 드네요. 매년 붉게 타오르는 듯한
붉디붉은 열정적 색갈의 단풍이 너무 고왔었는데 금년에는 이나무가 스트레스를 받은것 같네요.
산장 앞 카나다단풍나무는 아직 단풍을 물드릴 준비만 하고 있는데.............
태초에 세상이 열리면서 가장 먼저 핀 꽃 코스모스 그래서 인지 흐드러지게 피여도 어딘가 모르게
향수가 어린꽃인것 같네요.
이제부터는 거처하든 곳의 땅 주인이 바뀌어서 내년에도 저리 피워질지 의문이 생기네요.
지금이라도 많이 보고 흡뻑 정 나누면서 이 가을 속으로 들어야 겠읍니다.
설하와 항시 마주하며 소근소근 때로는 쫄쫄쫄 대화를 나누는 북천강물도 맑디맑게 가을의 고운 경치를
안아보면서 산과 함께 그림그리기를 시작하였네요. 가뭄에 물이 쫄아 물반 고기반인 북천에서 그래도
피라미는 가을살이 오르고 있고 멀리 설악의 새끼 봉들은 조금씩조금씩 가을 옷을 갈아 입으며 새로운
색의 잔치를 준비하느냐 분주하네요.
이제 술렁일 가을의 축제를 조용히 만들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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