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내린 눈으로 설하가 다시금 설국으로 변하였읍니다.
눈 덮인 북천도 잠든 봄이 일어날까봐 조용히 흐르고 있읍니다.
돌집 앞 반송에도 춘설이 덮혀 봄맞이 하려다 지레 놀래서 눈만 이고 서있네요.
카페 앞 자작나무도 잎새를 틔우며 봄을 준비하다 갑작이 내린 눈에 속수무책이네요.
산장은 어제밤 내린 춘설에 반항도 없이 그냥 주위에 곱게 펼처진 설경만 감상하고 있네요.
가든은 외딴 곳에서 혼자 놀다 춘설을 만나 앞산의 설경과 눈 덮인 구상나무의 이쁜 자태와 견주고 있네요.
봄이 왔다고 자태를 뽑내든 산수유꽃이 눈을 이고 힘들어하고 있네요.
강가에 버들강아지는 찬 눈을 이고도 베시시 웃음만 지고 있네요.
서로 일찍 꽃을 피우려고 매화와 다투든 귀룽나무도 경쟁을 멈추고 멀끄미 매달려 있네요.
봄맞이 선발대로 꽃을 열었든 개나리가 파김치가 되어 누워있네요.
반가운 매화는 어느곳에 피었는고/ 백설이 난분분하니 필둥말둥하여라.
봄날 여인네 가슴설레게 하는 명자꽃 몽우리도 춘설에 놀라 몸을 움추리며 먼 산만 바라보네요.
이 개나리도 꽃을 피워 봄을 알리려다 춘설을 만나 시쿤둥하고 있네요.
열심히 봄을 기다리든 제비쑥도 춘설에 멀쑥하니 서서 설경만 감상하네요.
일찍 꽃을 피우고 꽃잎들 시집 보낸 복수초도 씨방문 꼭 잠그고 춘설 녹기만 기다리네요.
봄이되어 자라면 쌈채로 하려든 곰취가 춘설을 만나 어쩔줄 모르고 당황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