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꽃피우고,잎새들 키우든 나무들이
어느새 안고 있든 단풍들 다 떨어뜨려 나목이 되니,
북천강가 오지 않는 님을 향해 당신을 기다린다고 외치든 자작나무도
지쳐서 머지 않아 세차게 불어올 삭풍을 대비하여 나목으로 가고 있고.....
돌집 앞 메타쎄쿼이어 나무 밑에 주목과 의좋게 정 나누고 있든 청단풍나무도
이제 고운 진홍의 잎들 다 떨구어 옆에서 동무해 주든 산조릿대 나무위에 진홍빛
정열의 꽃을 피워주고 쓸쓸히 나목으로 돌아가네요.
북천강가 잔디 광장에는 온통 낙엽들이 바람에 불려 상냥스레 외치며,
딩굴어 발 디딜 틈이 없으니 하는 수 없어 낙엽을 밟읍니다.
낙엽이 영혼처럼 우는 소리를 들으려고 .....
이런 가슴 알싸하게 석별을 나누는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든 북천은
그저 빙그레 웃으며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레....
나목이 산을 덮고,
하늘이 잿빛 찬 운해를 안으니,
가을은 저만치서 쓸쓸히 아쉬움 안고 가네,
산은 다시 하얀옷 갈아 입고 오겠다 하고,
나무들은 수많은 가지에 하얀 꽃 피울진데,
어이 떨어진 낙엽은 바람에 불려 땅위를 구르며,
한줌에 부토로 돌아가야 한단 말인가?
우리도 저들 같이 많아야 팔십평생에 희노애락을 지고
각축하다가 한줌에 부토로 돌아갈진데......
아직도 더 가지려하고,
지금도 못 놓고 당기려 하는게 얼마인가,
이제 새로운 생을 꿈꿀바엔,
버리고, 내어 주고, 풀어 놓는 나를 찾아 가.....
우리는 발길이 새 생을 향해 활기차게 하여.......
누군가 의지 없는 나그네 발길 암연히 수수롭다든 세상이.
모두에게 암연하지 않은 새 생이 열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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